김구라는 29일 밤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공개홀에서 열린 ‘2014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지난 18일 공황장애 증상으로 쓰러져 입원했다가 20일 퇴원한 이후 첫 공식 석상이다.
시상식 2부부터 참석한 김구라는 “건강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드려 죄송하다”면서 “자업자득”이라고 말했다.
뮤직·토크쇼 특별상을 받아 무대에 오른 김구라는 수염이 거뭇거뭇하게 난 얼굴에 기운이 많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특유의 직설적인 입담은 여전했다.
그는 “칩거 후 나타난 정치인처럼 수염을 길러 봤는데 제 뜻대로 되지 않았다. 세상 일이 내 뜻대로 안 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방송계 선배이자 ‘공황장애계’ 선배인 이경규가 ‘스트레스받지 말고 즐거운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내라’고 문자를 했다”며 “오랜 시간 함께한 ‘세바퀴’와 ‘라디오 스타’는 내게 힐링되는 시간이다. 물론 녹화가 4시간 안으로 끝나야 힐링이 되긴 하지만”이라며 싱긋 웃었다.
대상 후보에도 오른 김구라는 자신보다 표를 받지 못할 것 같은 후보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지금 그런 것이 내게 무슨 의미냐”고 말해 다시금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연말을 맞아 여러분 가정이 행복하길 바란다”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의 공황장애가 가족의 금전 문제 때문이라는 추측이 일부에서 제기된 바 있기 때문이다.
김구라는 “고마운 사람이 많다. 소속사 사람들과 제 걱정에 뒤늦게 종교도 가지고 항상 기도하는 어머니, 하늘에서 나 때문에 편히 못 쉴 아버지, 또 남다른 부모를 둬 고생하는 (아들) MC그리 동현아, 턴업”이라고 말하며 가족들을 챙겼다.
복잡한 자신의 상황과 심경을 차분하게 고백하던 그는 그러나 마지막에는 자신의 ‘본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구라는 “우여곡절 속에 제가 얻은 작은 깨달음은 항상 겸손해야 하지만 방송만큼은 제 효용가치에 맞게 제 식대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