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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인적 욕심은 무엇일까.
7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효주는 두 가지를 들어 설명했다.
하나는 여배우가 작품 전면에 나서는 영화가 드문 상황에서 ‘해어화’가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해어화’는 태평양 전쟁의 발발로 한때 전성기를 구가하던 대중가요가 일제의 탄압을 받던 1943년을 배경으로 세 남녀의 우정과 사랑, 질투와 갈등을 다룬 영화다.
한효주는 당시 마지막 남은 기생학교인 ‘대성권번’의 최고 예인인 소율 역을 맡았다. 연인인 당대 최고의 작곡가 윤우(유연석)를 둘도 없는 동무인 연희(천우희)에게 빼앗기자 복수를 꿈꾼다.
한효주의 말처럼 ‘해어화’는 한 남자와 그 남자의 노래를 놓고 두 여성 캐릭터가 벌이는 대결이 이야기의 중심축이 된다.
나머지 이유로 “이 영화를 통해서 지금까지 보여 드리지 않은 색다른 모습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효주는 이 영화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그동안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사랑스러운 인물과 결이 상당히 다르다.
그는 “촬영을 마치고 영화를 보면서 저한테도 그런 얼굴이 있구나 싶었다”며 “사실 별로 보여 드리고 싶지 않은 부분이지만 영화이고 연기이니 보여 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에는 더 극적인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며 “‘친절한 금자씨’ 같은 영화에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30대에 들어선 배우 한효주는 고민이 깊다. 이번 작품을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잖아요. 선택돼야 하는데 선택받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내가 오랫동안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시기가 있었는데 어떤 일을 겪고 나서 내가 이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며 “작년에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면서 펑펑 울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편해졌다. 마지막이니 최대한 즐기고 끝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좋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