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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모든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주자와 공화당 지도부, 백악관은 물론이고 유엔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까지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트럼프를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백악관이 ‘트럼프 낙마’의 선봉을 자처하는 형국이어서 자칫 대선 국면에서 공화당과의 갈등이 첨예화되는 등 또 다른 논란이 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딜레마’에 빠진 공화당이 트럼프와 거리를 두면서도 백악관의 노골적 개입에는 반발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에 대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단언하면서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쓰레기통에나 들어갈 저질이며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들이다. 다른 공화당 주자들은 트럼프가 만약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이를 거부할 것을 당장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트럼프의 발언이 무슬림 공동체를 자극해 자칫 극단주의자들의 추가 도발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백악관이 특정 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사실상 ‘퇴출’을 주장한 것은 처음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나라 밖에서는 먼저 유엔난민기구(UNHCR)의 멜리사 플레밍 UNHCR 대변인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대선 유세 중 나온 (트럼프의) 발언이 가장 취약하고 전쟁의 희생자인 난민들의 미국 재정착 프로그램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트럼프의 발언은 분열적이고 완전히 틀린 것이다. 그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에 “트럼프가 다른 누군가들처럼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의 유일한 적은 급진 이슬람뿐”이라고 지적했다.

AP 통신은 이날 트럼프에 대한 전 세계 무슬림들의 격한 반응을 전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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