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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20돌…숱한 특종속 공정성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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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5월 첫 방송…22일 20주년 특집 방송

 일본 우토로 마을 철거 위기,황우석 줄기세포 의혹,전두환 전 대통령 재산 은닉 의혹,검찰 스폰서 의혹..

 MBC ‘PD수첩’이 1990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PD수첩’은 한국 언론에서 PD저널리즘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프로그램이다.



 사회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던 적지 않은 특종이 ‘PD수첩’이라는 단일 프로그램에서 나왔고 그 역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민주화 열풍이 거세던 1990년 5월8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총 860회 방송을 내보냈다.방송 시간이 45~50분임을 감안하면 총 방송시간은 어림잡아 4만시간에 육박한다.

 제작진은 당초 20주년을 맞은 지난 5월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지나온 20년을 돌아볼 계획이었지만 파업으로 인해 이 계획을 연기했고 오는 22일 ‘대한민국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시청자가 참여하는 콘서트 형식으로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 ‘시대를 정직하게 목격하다’…20년의 기록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라는 모토를 달고 있는 ‘PD수첩’은 심층 취재를 통해 다양한 특종을 양산해냈고 방송을 통해 밝혀낸 새로운 의혹들은 그때마다 사회적 이슈가 됐다.

 1992년 ‘긴급진단 휴거 D-100일?’과 관련 보도를 통해 당시 유행하던 종말론의 실체를 파헤쳤으며 1994년에는 ‘의혹,영생교를 밝히다’에서는 사이비 종교를 고발했다.

 1995년 ‘분단비극의 현장,금정굴 열리다’는 신문 1단 기사를 토대로 당시로서는 민감한 소재이던 양민학살의 유골 발굴 현장을 공개했으며 같은 해 ‘소쩍새 마을의 진실’에서는 가짜 승려의 사기행각을 세상에 알렸다.

 1993년 ‘일본 교토,우토로 동포들의 수난’ 역시 철거 위기를 겪고 있던 일본의 강제징용 조선인 마을 우토로를 세상에 처음 알린 ‘PD수첩’의 특종이다.‘PD수첩’은 이후 2007년에도 ‘절체절명,우토로 마을의 위기’를 통해 우토로 살리기 모금 운동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제작진의 카메라는 사회 지도층의 비리도 적극적으로 담아냈다.2000년에는 ‘지도층 그들만의 세금계산서’에서 지도층의 세금 탈루 의혹을 다뤘으며 2005년 ‘전격추적,국적포기 1678명’에서는 고위지도층의 무책임함을 꾸짖었다.

 2003년 ‘각하의 빛 1890억원’에서는 전재산이 29만원이라고 밝힌 전두환 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인지 추적했다.

 ‘PD수첩’은 촛불집회라는 새로운 사회현상을 낳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2002년 미군 장갑차 사건을 다룬 ‘그들만의 재판,미군은 무죄인가’는 광화문 미대사관 앞 촛불집회를 촉발시키는 데 한몫했으며 추후 공정성 논란을 낳기도 했지만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일으킨 것도 ‘긴급취재,미국산 쇠고기,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방송했던 ‘PD수첩’이었다.

 2005년 겨울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논란 역시 ‘PD수첩’이 만들어낸 특종이었다.‘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 편은 이후 수개월간 한국 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줄기세포 논란을 촉발했으며 결국 ‘황우석 신화’를 깨트리는 결과를 낳았다.

 또 최근에는 두차례 방송된 ‘검사와 스폰서’ 편을 통해 검찰 내부의 스폰서 의혹을 공개했다.

 ◇ 내·외부 압력으로 3차례 방송 중단..‘공정성’ 논란도

 ‘PD수첩’은 황 교수 관련 방송 때 한달동안 방송이 중단된 것을 비롯해 그동안 모두 3차례 방송 중단을 겪었다.

 첫번째 방송 중단은 MBC 내부의 방송 연기 지시로 인한 파업에서 비롯됐다.방송 첫해인 1990년 우루과이 라운드를 앞두고 농촌의 절박한 현실을 다뤘던 ‘그래도 농촌을 포기할 순 없다’에 대해 당시 최창봉 MBC 사장은 방송 연기를 지시했고 이는 51일간의 파업으로 이어졌다.

 1999년 ‘이재록 목사,목사님 우리 목사님’ 방송 중에는 시위대들의 주조정실 난입으로 방송이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만민중앙교회 신도 수백명이 주조정실의 집기를 파손하며 7분 동안 방송이 중단됐다.

 세번째 방송 중단은 2005년 황우석 교수 관련 의혹을 폭로할 당시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 논란이 일어나면서 발생했다.당시 MBC가 회사 차원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자사의 뉴스데스크가 ‘PD수첩’을 비판하며 ‘PD수첩’은 방송이 중단됐으나 ‘PD수첩’의 검증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며 한달 뒤 방송이 재개됐었다.

 방송 20년째를 맞는 올해 ‘PD수첩’은 광우병 보도와 관련된 검찰 수사와 내외부의 개혁 요구라는 어려움에 봉착해 있으며 공정성 논란을 헤쳐나가야 할 필요성도 가지고 있다.

 검찰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허위·왜곡 보도한 혐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로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한 사건에서 제작진은 지난 1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번 재판과 비슷한 맥락에서 황우석 관련 보도와 광우병 보도의 경우를 언급하며 ‘PD수첩’이 유리한 부분만 인용하거나 무리하게 프로그램이 내세우는 논리에 짜맞추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MBC의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일부 여당 성향 이사들은 타프로그램과의 통폐합을 주장하기도 했으며 김재철 MBC 사장 역시 사장 후보 면접 심사에서 ‘PD수첩 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PD수첩’을 담당하는 김태현 CP(책임 프로듀서)는 “‘PD수첩’은 프로그램 모토인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라는 의도대로 앞으로도 정파와 특정 집단의 이익과 상관없이 세상에 정직한 목소리를 내며 시대가 요구하는 언론 본연의 사명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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