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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스케줄 강행군…불규칙한 생활·스트레스에 노출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란 말이 있다.

연예계에선 ‘잘 나갈 때 기회를 놓치지 말고 왕성하게 활동하라’는 뜻으로 통한다.

그러다 보니 인기 상승세를 탄 스타들은 밀려드는 일정을 부지런히 소화하다가 과부하가 걸리곤 한다.

‘대세 소녀들’인 걸스데이의 혜리와 이엑스아이디(EXID)의 하니도 결국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로 스타덤에 오른 혜리는 며칠 간 고열과 두통에 시달리다가 지난 6일 뇌수막염 진단을 받고 강북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혜리는 지난해 여름 걸스데이의 앨범 활동을 마치고 연이어 ‘응답하라 1988’ 촬영을 시작했다. 이 드라마가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면서 최근까지 매체 인터뷰와 ‘응팔’ 관련 행사, 광고 촬영 등을 진행했다.

소속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혜리가 ‘응팔’을 마친 후 인터뷰와 설특집 방송 출연 외에 밀려 있던 광고·화보 촬영으로 바빴다”며 “강행군을 해 체력이 많이 소진된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혜리가 아직 고열이 있는 상태”라며 “병원에서 다양한 검사를 진행했고 호전되는 걸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혜리에 앞서 하니도 지난달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한 달가량 휴식을 취한다고 밝혔다.

하니 역시 2014년 말 이엑스아이디의 ‘위아래’ 열풍 이후 앨범과 각종 예능 프로그램 활동을 하느라 피로가 누적됐다.

소속사 바나나컬쳐 관계자는 “‘위아래’가 히트하고서 하니가 1년 반가량 쉬질 못했다”며 “이엑스아이디의 행사 스케줄뿐 아니라 방송 등 개별 활동이 많아 하루 3~4시간 잤다. 늘 스트레스를 받고 긴장하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져 평소 앓던 장염이 낫질 않아 휴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숙소 생활을 하던 하니는 현재 부모가 사는 집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건강이 많이 호전됐다.

지난해 11월 불안장애로 활동을 전면 중단한 방송인 정형돈은 5개월째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다수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약하던 그는 오래전부터 앓아 온 불안장애가 심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자 결국 휴식을 결정했다.

당시 그는 MBC TV ‘무한도전’과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등 굵직한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던 터라 방송가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정형돈 씨가 최근 요양 차 가족들과 호주 여행을 다녀왔으며 여전히 휴식을 취하고 있다”며 “방송 복귀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MC로 방송가를 휩쓰는 김성주와 전현무도 최근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가 피로 누적으로 잠시 활동을 접기도 했다.

김성주는 지난달 3주가량 휴식을 취한 뒤 이달 복귀했으며, 전현무는 지난 1월 목 상태가 좋지 않아 라디오 프로그램을 며칠간 진행하지 못했다.

이들은 모두 24시간을 쪼개 쓸 정도로 여러 방면에서 활동량이 많은 스타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수면 부족과 함께 불규칙한 식습관과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결국 과로로 쉬어가는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 상황을 맞았다.

한 음반기획사 홍보실장은 “혜리처럼 노래와 연기를 하고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역할 수행이 다양한 경우 체력 소진뿐 아니라 중압감과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일반 직장인도 피로감이 높겠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의 경우 스케줄이 한꺼번에 폭주해 가장 중요한 건강을 놓치기 일쑤”라고 말했다.

유명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또 다른 기획사 대표는 “기획사가 이제 수익만을 강요하는 시대는 아니며 대중도 정형돈을 응원하는 목소리에서 보듯이 ‘쉬어가는 게 낫다’고 여기는 분위기”라면서도 “회사는 당장의 인기나 수익을 좇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스케줄을 안배해야 하고, 스타도 건강을 챙기면서 노를 천천히 젓더라도 멀리 가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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