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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갑작스럽게 숨을 거둔 MBC 김태희 아나운서(34)의 장례식이 당초 예정됐던 사우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중앙대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김 아나운서의 어머니는 “가족들이 모두 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비탄에 잠겨 있다. MBC 아나운서국 측에서 사우장을 마련해 준다고 했다. 그 뜻은 고맙지만 그보다는 조용히 딸을 저승으로 보내기 위해 가족끼리 화장을 하기로 했다”고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어차피 저승으로 떠난 딸을 부검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부검도 거부했다. 발인은 2일 오전 10시.

1일 빈소는 김 아나운서의 죽음을 애도하는 물결로 울음바다가 됐다. 김 아나운서의 남편인 프로바둑 기사 유창혁씨는 충격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부인의 죽음에 계속 눈물을 쏟아내 눈이 퉁퉁 부었을 정도다. 딸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아 잠시 실신하기도 했던 김 아나운서의 어머니는 “늘 활발한 성격에 우리 가족을 지탱하는 든든한 장녀였는데 이렇게 세상을 떠나다니…”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20여명의 MBC 아나운서와 이택림 노사연 등 연예인들이 비보를 듣고 빈소를 찾았다. 이윤철 MBC 아나운서 국장을 비롯해 하지은 이주연 강재형 아나운서, 최율미 전 아나운서(MBC 홍보부 차장) 등은 처음 사망소식을 듣고는 믿기지 않는 듯 무척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장례식장을 찾아 동료인 김 아나운서의 죽음을 확인하자 곧바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김아나운서는 지난달 29일 새벽 서울 서부이촌동 자택에서 심한 구토 증세를 보이다 숨졌다. 그는 최근 둘째아들을 출산한 뒤 빈혈과 저혈압 등 산후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또 둘째아이가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데 따른 자책감으로 우울증 증세도 있었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김 아나운서의 한 측근은 “지난달 29일 밤에 남편 유씨와 14개월 된 첫아이가 함께 잤고, 김태희씨는 다른 방에서 잤다. 산후조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몸이 많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소주를 마셔 숨진 것 같다. 이를 남편 유씨가 뒤늦게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 출신인 고인은 한국외대 불어학과를 졸업하고 94년 공채 아나운서로 MBC에 입사했다. 동시통역이 가능할 정도로 영어실력이 뛰어난 재원. 2002년 빈필하모닉 공연 때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행사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MTV ‘고향은 지금’, MBC 라디오 ‘굿모닝 코리아’ 등을 진행하다 최근 둘째아들을 출산해 방송활동을 잠시 중단한 상태였다.

김석우기자 sa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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