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빠바밤 쿵쿵쿵’.

 웅장한 비트와 함께 파란색 레이저 빔이 어지럽게 공연장을 비추기 시작했다.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무대 아래서 실제 사자와 호랑이가 담긴 철제 우리가 등장했다.
비스트의 일본 첫 쇼케이스 ‘야수 전설의 개막’에는 1만여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쇼케이스에서는 실제 사자와 호랑이가 담긴 철제 우리가 등장했다.<br>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6인조 그룹 비스트가 그룹명처럼 ‘맹수’를 대동하고 일본 열도에서 힘찬 포효를 했다.27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도쿄 빅사이트’에서 연 첫 쇼케이스 ‘더 레전드 오브 비스트(The Legend of B2ST) Vol.1’에서다.

 귀가 먹먹할 정도로 엄청난 환호가 터지자 비스트가 별 모양의 무대 위로 튀어올랐다.멤버들은 무대에 자리잡은 사자와 호랑이를 배경으로 오프닝곡 ‘쇼크(Shock)’를 불러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관객들은 첫 곡부터 기립,시종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비스트는 일본 데뷔 전이지만 장당 5천엔(한화 약 7만원)인 쇼케이스 티켓 1만장을 매진시켰고 지난 24일 발매한 첫 음반 ‘비스트-재팬 프리미엄 에디션(Japan Premium Edition)’을 오리콘차트 6위에 진입시켜 ‘팬 파워’를 입증했다.
비스트의 일본 첫 쇼케이스 ‘야수 전설의 개막’에는 1만여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쇼케이스에서는 실제 사자와 호랑이가 담긴 철제 우리가 등장했다.<br>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 이날 쇼케이스 직전 비스트가 헬리콥터를 타고 공연장 상공을 20분간 돌자 4천800명의 팬들이 지상에서 ‘B2ST’라는 글자를 만드는 카드 섹션을 펼치기도 했다.

 공연장에서도 관객들은 흰색 야광봉을 흔들며 비스트의 대표곡을 한국어로 따라불렀고 멤버들의 얼굴이 LED에 잡힐 때마다 이름을 연호하며 적극적으로 호응했다.대부분의 관객들이 10-20대란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비스트는 ‘동전의 양면’처럼 강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오가며 ‘팬 심(心)’을 사로잡았다.

 댄스곡인 ‘미스터리(Mystery)’ ‘배드 걸(Bad Girl)’ 등을 부를 때는 여섯 멤버가 마치 한몸처럼 절도있는 무대를 선보여 ‘강한 남자’로 다가갔다.

 공연을 관람한 쌍둥이 형제 켄스케,순수케(이상 18) 씨는 “댄스 동아리 멤버로 댄서를 꿈꾸는데 비스트의 춤을 보며 연습한다”며 “퍼포먼스의 강렬함은 최고”라고 말했다.

 반면 멤버들은 관객들과 대화를 나눌 때는 짧은 일본어를 구사하며 친근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어필했다.‘뷰티풀(Beautiful)’을 부를 때는 객석에서 ‘가와이(귀엽다)’라는 외침이 계속 터져나왔다.

 여성 팬 유카리(42) 씨는 “비스트는 무대 위에서는 강렬한데,무대 아래에서는 친근하고 귀엽다”며 “이런 매력을 멤버들이 고루 나눠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준비된 9곡의 레퍼토리를 마친 이기광은 “일본에 정식 데뷔도 안했는데 사랑해주셔서 감동받았고 행복했다”며 한국어로 “사랑해요”라고 인사했다.

 이어 장현승은 “쇼케이스를 끝으로 잠시 떠나지만 내년 2월 정식 데뷔 싱글을 내고 여러분을 자주 뵐 것”이라고 약속했다.

 앙코르 무대를 마친 멤버들은 남은 6천명의 팬들과 손뼉을 치는 ‘하이터치 회’를 열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멤버들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길게 늘어선 팬들의 행렬은 또 하나의 진풍경이었다.

 비스트의 음반을 유통하는 유니버설뮤직 관계자는 “일본에서 정상급 그룹이던 동방신기가 활동을 중단해 그 빈 자리가 크다”며 “비스트가 동방신기에 이은 차세대 한국 남자 그룹으로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아사히신문,산케이신문,닛칸스포츠,NHK,후지TV,니혼TV,TV아사히 등 40여개 매체가 참석했다.이날 무대는 29일 오전 니혼TV ‘줌 인 슈퍼’와 후지TV ‘도쿠다네’를 통해 방송된다.

 도쿄=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