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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앨리스’ 주인공 김희선

모성애 강한 엄마·천재 물리학자 오가
딸 생각에 더 몰입···‘토마토’ 소품 활용도
“과거로 가고 싶지 않을 만큼 지금 좋아
김희애 등 선배들 활약 보며 자신감 가져”
20년 이상 끊임없이 연기 활동을 이어 온 배우 김희선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앨리스’에서 시간 여행 설정과 액션신을 비롯해 1인 2역에까지 도전해 호평을 받았다.<br>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20년 이상 끊임없이 연기 활동을 이어 온 배우 김희선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앨리스’에서 시간 여행 설정과 액션신을 비롯해 1인 2역에까지 도전해 호평을 받았다.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믿고 보는 배우와 예쁜 배우, 둘 다 하면 안 될까요? ‘믿보예배’요!”

1993년 데뷔 때부터 미모로는 항상 최상위에 자리했던 배우 김희선은 어떤 배우이길 바라는지 묻자 호쾌하게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앨리스’에서 1인 2역을 해낸 김희선은 20대부터 40대를 동시에, 또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지난 27일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선 그의 밝은 에너지와 솔직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초창기 히트작 ‘미스터Q’(1998), ‘토마토’(1999)에서 똑 부러지는 연기를 하는데도 김희선 앞엔 외모 관련 수식어가 먼저 붙었다. 이후 20년 이상 끊임없이 달리며 시청자의 신뢰감을 차곡차곡 쌓았다. 최근 ‘품위있는 그녀’(2017) 속 재벌가 며느리, ‘나인룸’(2018)의 변호사 등 연기 변신도 이어졌다.

드라마 ‘앨리스’에서 여대생 연기부터 액션까지 소화한 김희선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신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SBS 제공
드라마 ‘앨리스’에서 여대생 연기부터 액션까지 소화한 김희선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신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SBS 제공
SF 장르 ‘앨리스’는 시간 여행 설정과 액션신은 물론 엄마 박선영과 물리학자 윤태이를 오가는 캐릭터 등 도전의 연속이었다. 이 중에서도 김희선은 아들 박진겸(주원 분)을 살리려는 엄마의 모성애에 초점을 맞췄다. “처음부터 감독님께 모성애를 확실히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래야 진겸이도 엄마를 구하러 갈 수 있으니까요. 반면 물리학자 태이는 양자 역학, 평행 세계, 시간 여행 등 비밀을 시청자와 함께 파헤치는 인물로 접근했고요.”

초등학교 5학년생 딸을 둔 엄마라는 점은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 선영을 연기할 땐 딸을 생각하면서 몰입했고 이 때문에 눈물이 너무 나와 오히려 애를 먹기도 했다. 진겸 엄마에게 현재를 반영했다면, 20대 연기에는 ‘토마토’ 속 김희선이 녹아 있다. 그때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환기시키고 싶어 곱창 밴드나 머리띠 등 당시 소품을 활용했다는 그는 “허스키해진 목소리만큼은 그때로 가기 힘들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딸과 손잡고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지금이 가장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앨리스’처럼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고 해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다. “20대 땐 작품 선택이나 연기에서 수동적인 편이었어요. 지금은 상의하고 고민하면서 작품을 만들 수 있어 정말 좋아요. 출산 후 휴식기를 가지면서 열정도 다시 불타올랐고, 40대로서 볼 수 있는 것들이 생겼어요.”

배우 김희애, 김혜수 등 중년 이후에도 파격적인 역할과 연기 변신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선배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자신감도 생긴다고 했다. “후배들에게는 이렇게 떠올릴 수 있는 배우로, 시청자들에게는 늘 한결같은 배우로 남고 싶다”는 게 톱여배우 김희선의 어쩌면 소박한 바람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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