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기자회견, “주사 못놓게 했더라면… 10년간의 노력이 약쟁이로” 눈물쏟아

‘박태환 기자회견’

‘마린보이’ 박태환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것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다.

박태환 소속사 팀GMP는 27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박태환은 “늘 좋은 모습, 웃는 얼굴로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불미스런 일로 인사를 드리게 돼 말로 할 수 없이 죄송하고 무거운 마음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태환은 “부족한 제게 늘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스스로도 용납할수 없는 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박태환은 “힘든 시간이었다. 이번 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지난 10년간 거의 매번 도핑테스트 받았지만 처음 있는 일이었다. 분명 뭔가 잘못된 거라 생각했다”면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해받고 용서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청문회 이후 깨달았다. 스스로 체크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은 잘못이었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수영장 밖의 세상에 무지했다. 다시 한 번 이번 결과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한다. 도핑 사실을 알게된 후 지난 몇 개월이 지옥이었다”며 “처음에는 억울하고 속상했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 병원 안갔더라면, 주사 못 놓게 했더라면하고 후회했다. 수영만 알던 내가 수영을 할 수 없게됐다. 얼마나 내 자신이 부족한지, 얼마나 과분한 사랑을 받았는지 실감했다”고 전했다.

이후 말을 이어가던 박태환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박태환은 “올림픽 출전의 길은 열렸지만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2004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약물에 의존하거나 훈련 이외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지난 10년간 모든 영광들이 물거품이 되고 모든 노력들이 약쟁이로…”까지 말한 후 눈물을 훔치느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박태환은 지난해 9월 실시한 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된 바 있다. 이에 국제수영연맹(FINA)은 지난 24일 박태환에게 FINA DC 규정에 따라서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부여했다. 또한 박태환은 지난해 9월 3일부터 획득한 모든 결과(메달 포함)를 박탈당했다.

박태환의 징계는 그의 소변샘플 채취일인 작년 9월 3일 시작해 내년 3월 2일 끝난다. 따라서 내년 8월 열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1장 5조 6항에는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약물을 복용, 약물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어 징계가 만료되는 오는 2016년 3월 2일부터 3년간 태극마크를 달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사진=더팩트(박태환 기자회견)

뉴스팀 seoulen@seoul.co.kr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